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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29 50단상 _인천in 기고글 vol.1
2026-07-29 16:26:08

vol. 1

0728 1회차 

http://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643

 

 

릴레이갤러리 5060]

김순임 작가 ① 2년간 전주천 프로젝트 팔복예술공장 입주작가

 

 

쉰 고비에서...

 

다른 듯 같은 ‘하루’들이 스치고, 날짜며 시간이며 세지않고 천정을 멍하니 응시하던 날, 인천in 기고 청탁 전화를 받았다. 5060 경계를 지나는 작가들의 작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하는 코너라고 한다. 몽롱한 정신으로 통화를 어떻게 했는지... 전화를 끊고, 정면을 응시하며, ‘나의 50’은 어떻게 흐르고 있나... 생각은 또 펄럭~ 날아가고 있다.

 

 

 

 

‘그 사람14-이옥란', 목화 솜과 광목에 바느질, 70x185x135Cm, 2006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50에 대하여...

 

삼십대 즈음, 급변하는 환경에 성장 통을 겪으며, 나의 50을 생각해 본적이 있다. 시간과 날짜가 흐르고, 차곡차곡 작업이 쌓이고, 이동한 도시와 국가들이 늘어나고, 만나고 알게된 사람들이 늘어나도, 나는 변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매년 착실히 더해지고 많아지는 나이라는 숫자가 뭔가 억울 했을까? 나는 나이를 50까지만 세기로 했었다.

 

이런 생각은 그 즈음 돌아가신 할머니의 돌아가시기 전 요양원에 계실 때 모습과 어린 시절 외할머니의 임종 때의 모습이 각인되어 단단해 진 것 같다. 그분들의 모습은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몸과 마음이 모두 작아져서, 마치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 가는 것 같았다. 

50살까지 착실히 한 해 한 해 더해가고, 50살 이후는 하나하나 숫자를 빼서, 100살이 되면 0살이 되겠지. 내가 죽을때는 아주 어린 아이의 나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면서 부터 50살을 기대하며 험한 삼십대를 보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막 50살을 넘겼다.

 

아... 정말 마흔여덜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작가도 사회적 존재라 공공의 장소에서 낯 선 이에게 말하려니 혀가 마르고 손가락이 오그라든다...

 

이번 릴레이 갤러리 5060에서 글로 관람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4회 주어졌다. 그래서 나는 50인줄 모르고 보낸 나의 50을 되돌아 보고, 어떤 곳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작업을 하였는지 그 네번의 계절을 돌아보려 한다.

 

 

 

 

2024 팔복예술공장 7기 입주작가전 – 사이 느슨한 매듭 / 김순임 작가 출품작 전경, 팔복예술공장 A동 2층 전시장, 전주 한국

 

Etherial -북한산 구스다운 깃털, 무명 실, 와이어, 북한산의 돌멩이, 가변설치, 2023 (팔복예술공장 설치)

 

 

그 해 봄.

 

전주에 있는 작가거주 프로그램 팔복예술공장에 입주하였다. 50살이 되고 스무번 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 신청 하면서도 면접 때는 긴장 되더라. 인터뷰 순서를 기다리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책을 읽어서 입주작가들 사이에선 면접에 너무나 평온한 강심장 누님 이미지가 생겼지만, 사실 면접 때 발표하면서 침이 고이고 목이 메이더라. 제일 키가 작은 최고령 작가로 팔복예술공장 7기 작가에 합류 하였고 서로 다른 작업 스타일과 작업 방식을 가진 작가들과 함께 밥 먹고, 거주하며 또 다른 세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업실에서 숙식을 하며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장지 앞에서 보내는 김수호 작가는 이전까지 작업실에서 출퇴근하며 작업을 ‘일’로 인식하던 나에게, ‘일’이 아닌 ‘숨’으로, 서른 이전의 절절하고 막막하던 순간을 기억나게 하였고, 상큼 발랄 이정우 작가의 귀엽지만 시크한 움직이는 기계들의 애정사, 여성작가로 가족과 사회 속의 여성의 삶 속에 녹아든 진득한 감정들을 찾아 영상으로 작업하는 장연호 작가, 사회적 발언, 시사, 소외된 사람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표현하는 장우석 작가, 조용히 응시하며 수줍은 일상을 보내면서도 일상속 이상한 풍경 속에서 사람들의 심리와 사회적 풍경을 발견하는 정지현 작가, 그래피티 작가로 잘 알려진 경쾌한 GR1작가는 그만의 친화력과 캐릭터로 7기 작가들의 개성있는 각자의 삶의 방식을 엮어 팀워크를 만드는 접착제 같았다. 지금은 함께 늙어갈 동료가 된 이 작가들이 쉰의 나에게 스승이었다.

 

 

 

 

2024 팔복예술공장 스튜디오03 김순임 작업실 전경

 

 

인천에 작업실이 있으면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적지 않은 나이에 왜 나는 전주까지 가서 작업을 하게 되었을까? 코로나 판데믹 이후, 환경에 대한 이슈는 미술계와 전시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많은 관객들이 모이는 대형 행사 위주의 전시형태에서 과정주의 장기 현장 프로젝트가 가능하도록 분위기가 만들어 진 것이다.

 

 

 

환경과 생태 문제를 다룬 그린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전주문화재단이 2023년 ‘예술로Green 전주’ 프로젝트로 기후위기 시대 예술가들의 고민을 2년이라는 장기프로젝트로 기획 하였고, 전주문화재단과 서준호 예술감독의 초대로 2023년 여름부터 전주를 오가며 리서치를 하게 되었다.

 

(관련작업 링크 : https://www.kimsoonim.com/board1 )

 

 

 

 

흐르는 공간 _ 전주천, 드론 촬영 과정 사진, 2024

 

흐르는 공간 _ 전주천, 2023년 10월 작업 첫날

 

 

 

흐르는 공간 _ 전주천 4월, 2분 50초 단체널 영상 4K, 2024

 

 

소중한 이 2년간의 프로젝트를 구상하며

 

전주라는 도시를 리서치 할 때,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전주천이  매우 흥미로웠다. 아마도 가까운 한강이 생각나서 일테다. 나는 도시의 하천은 그 지역의 환경과 사람을 비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소중한 기회에 전주천을 진득히 오래 들여다보고 앉아보고 쓰다듬어 보기로 했다.

 

작업계획은 간단했다. 1년 12달 동안 전주천 신풍교 아래 모래톱에 호미 하나 들고 들어가 그 곳의 돌을 움직여 거대한 달을 만들어 보는 것. 간단한 작업계획에 비해, 인허가 과정이 정말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문화재단 담당자는 여러차례 프리젠테이션에도 전라북도 환경청의 계속되는 '불가' 답변에, 작품이 환경에 무해하고 예술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문화재단 담당 주임님과 예술감독, 작가가 함께 직접 가서 설명하여 겨우 이해시켰다. 현장작업을 하는 나에게 현장의 환경과 사회, 행정과 실천을 고민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애정어린 도움과, 팔복예술공장에 1년간 입주한 행운으로 인해 거주하며 작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장기 프로젝트는 12달의 각 12개의 영상과, 근접, 항공영상이 있는 영상설치 작업과 프로젝트 Book <흐르는 공간_전주천>으로 발간되어, 그 해 가을 예술로Green전주 ‘완벽한 순환’전에 출품 할 수 있었다.

 

 

 

 

흐르는 공간 _ 전주천, 각 12달 모니터 32인치 12대, 근접촬영 영상, 드론촬영 영상 빔프로젝션 플레이, 총 14점의 영상설치, 팔복예술공장 설치, 전주, 2024

 

흐르는 공간 _ 전주천, 12달 영상, 2024

 

Streamy Space – Jeonjucheon/ 흐르는 공간 _전주천, 780p 프로세스 사진집, 도서출판김순임, 김순임, 2024발간

 

 

쉰 고비에서..

 

이 시기 나는 ‘쉰’을 인식하지 않고 그 해를 넘겼던 것 같다. 인천과 전주를 오가며 자동차 키로수는 택시기사님도 놀랄 숫자로 늘어났지만, 고비인 줄 모르고 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이 내밀어준 손의 온기에 허옇게 얼어가던 나의 잎이 다시 초록빛을 보일 수 있었던 해였다.

 

온도차는 언제나 통증부터 수반한다. 한바탕 통증이 닥치고 혈류가 돌면, 다시 ‘안녕 나의 초록’

 

 

 

 

안녕 초록 _팔복동,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팔복예술공장, 2024. 12.19 겨울, 장소특정적 현장작업 사진, 영상 2024

 

 

김순임 작가는 각 지역의 자연과 그로 인한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발견된 이야기들을 각 지역 특유의 자연 오브제 및 공간과 엮어 설치, 장소 특정적 현장작업, 조각, 영상, 사진, 퍼포먼스, 드로잉, 발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2002년 이후 자연과 사람,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세계 다양한 곳에서 프로젝트와 전시를 통해 작업을 발표하였다. 경북 풍기에서 성장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를 공부하고,  2005년부터 현재까지 인천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www.kimsoonim.com

 

출처 : 인천in 시민언론의 길을 열어갑니다(http://www.in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