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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공공미술프로젝트_서혜영작가 타피스트리 참여후기


타피스트리 공동작업 참여후기


김순임 2016. 12. 3.




11월 어느 날 화요일 아침 9:30 즈음 작업실 도착. 찻물에 스위치를 올리고, 작업복을 갈아입고, 어제 어질러 놓은 것들을 정리하며, 오늘 할 작업들을 책상 위에 늘어 놓는다. 오전 10. 차 한잔을 들고, G2 타피스트리 작업장에 간다.


1회 화요일 오전 3시간 동안, 운동하러가는 것을 포기하고 선택한 타피배우기.




공공미술과 공공미술작업 그리고 커뮤니티아트의 한계에 늘 부정적인 생각이 있던 나는 어느덧 남들이 해 놓은 공공미술 작업의 부정적인것만 말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서해영작가의 시민들과 함께하는 공공미술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유의 걱정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타피스트리이 오래된 새로움이 궁금해 배우고 싶었다. 그리고 주체자로서의 부담감 없이, 참여자로 그 안의 세계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어쩌면 작업의 주체자일때와는 다른 어떤 것이 보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첫날 첫 시간, 걱정 하던 대로, 나는 또 이 단순노동작업에 빠져 점심을 거르고 늦게까지 테스트 본 완성을 보고야 말았다. 이놈의 습관내 작업을 병행해야 했기에 나는 스스로의 룰을 만들지 않으면, 곧 이것에 빠질 것 같다는 걱정이 되었다. 해서 화요일 오전 3시간으로 시간을 정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작업하면서 나는 주변에 누가 있는지, 무슨 음악이 흐르고 있는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했다.


날이 거듭되며, 조금씩 플레이 되고있는 새로운 음악들이 들리고, 참여자들간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들리고, 내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하게 되고, 간식과 차를 나누고, 밥을 함께 먹고, 급기야 수다스러워지기까지 했다.


모든 작업의 과정이 단톡방으로 공유되고, 이미 누군가의 작업이 아닌 각자 자신의 작업이 되었으며, 그물과 현수막이 올올이 올라 갈때마다 쌓여진 순간들이 기억이 되어 축적되었다.


물론, 시간과 기술 등의 관점에서 효과적인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마을에 설치하고 싶은 공공이라 불리우는 작품은 어느 유명한 작가의 혁신적이고 뛰어난 예술의 결과물이 아니라, 내 얘기같은, ‘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를 만나는, 그런 경험을 주는 작업이 아닐까?


눈에 콩깍지가 씌이듯, 내 시간, 내 삶이 들어간 이 작업은 그것이 걸린 인천아트플랫폼의 공간을 삶의 특별한 공간으로 만든다. 이 경험을 이 프로젝트가 아니 였으면 만나지 못했을 동네 참여자들과 먼 곳 참여자들과 함께 나누게 되어 마음 따뜻했던 2016 11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