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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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ly to be Gentle and Warm _김노암(세종문화회관 시각예술전문위원)


Likely to be Gentle and Warm






By Kim Noam, Sejong Center Visual Arts Expert Advisor






Inspired by nature, Kim Soonim was previously involved in a process of labor. She made a bed with leaves floating down a river, set a place where one can stay in a forest, portrayed flying stones by suspending stones with cotton thread, or transformed a venue into a grove. In this way she has meditated on encounters and relations between nature and man as well as environment and man, and has forged some attitudes anchored in her own experience.




Her recent exhibition is a representation of object and space by putting, connecting, untying, tying, knotting, or suspending her materials like cotton cloth, cotton thread, and wool. Nature-friendly materials and matter are made into human faces or objects. A human face is either metaphysical or ontological. It is a mirror of humanity. Facing human faces including that of the artist herself, making eye contact and communing with them can bring us to some mysterious experience. Her concerns with human faces derived from her experience of restoring her late grandmother’s portrait seek some metaphysical reality always hidden behind sensuous experience.




Kim’s work Dove Boy, in which a figure is made of wool, presents an encounter of the most urban figure with the most natural material. This work is based on her experience of coming across a young man in New York, the heart of contemporary art. In this work, she focuses on how the megalopolis New York made a spiritual impact on her art concerned with her experience of new life and relationships. She morphs the young man into a meaningful object or installation by using her hand with care. Wool she obtained is reborn as her work material by dusting and cleaning it meticulously.




In the exhibition, feathers seem to float in the air, which signals that there was a bird here or the bird has left for somewhere. Primitive murals often show images with a bird’s head and feathers synthesized with a man’s body symbolizing a shaman. This image is also a metaphor for an event in which nature has a link with man and god with man. It leads viewers’ imagination to archetypal primal shamanism via an ordinary young man in New York. Such elements as white feathers, wool, and the young person relate reality to unreality, illusion to reality, life to death, this world to that world, and the sacred to the profane. The lamb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sacrifices in Christianity as well as a sacred medium replacing a human being, associated with sacrificial rituals that worked to maintain human society before civilization.




In a sense, issues in art such as originality and imagination have been mostly addressed in terms of formative techniques intrinsic to art, unconcerned with artists or viewers minds or spiritual matters. All the same, this matter of originality in art was considered significant only in a very short period of time. There has long been an assertion that contemporary art would replace the role of religion. Art has been thought of as a means to invoke divinity and religiosity intrinsic to humanity. This significance of art refers to the theme that runs through the entire history of art, artists and viewers, and spiritual communication and sympathy with art commissioners. Every meaningful event enables us to realize that seemingly insignificant events and things are after all meaningful through their accumulation and some magical operation. If considering the origin of images contemporary civilizations have erased in their memories in this way, we are able to guess some post contacting the roots of Kim’s work.




“Drawings are like words. Words pass away or turn into writings, novels or dissertations. Words are the origin of all such character mediums. And, everyone can speak with words. So do drawings. ---- Thread and needles are my words. --- Materials I obtained from nature are my voices.” (Excerpts from the 2012 Artist’s Statement)




Kim’s working process includes “a representation of words apropos of me,” “words that establish me,” “an encounter with such words,” and “a returning of my words (expressions).” We come across art somewhere on the road where being meets words and they become one and the same. Women's words have been considered secondary or often excluded in Korean society. A plurality of female artists, irrespective of their genres, have done their utmost to solidify women's words and their existence. Kim has constantly executed her works in women's words and with female senses.




Ramie cloth and wool may stand for some warmth, solace, or mental peace in the dimension of common, secular reality, stepping down from socio-cultural connotations and metaphysical metaphors. The body and the mind as well as the visible and the invisible all seek either balance and stability or freedom. Another place in another time is obviously different from this place in this time. Some person or some thing lends vitality to some space and time. This enlivens that, arousing memories. Our life is constructed, gets enriched, and grows through such an encounter of people with things or in the relation between them.




Kim’s 2010 performance is a portrayal of her encounter with dream and reality in her own distinctive idioms, harking back to the artist herself who dreams a daydream. The artist sleeps, falling into a reverie even though the environment she faces is turning into an enormous new town. Bedclothes and pillows are found even in this performance in which the artist herself falls into a sleep on the side of the road with her face without makeup and with her hair loose. At a glimpse, she looks like a mad bag lady, forging a weird scene. Her look symbolizes a woman who lives and works as a female artist today. The process of exploring one’s own words is neither comfortable nor warm and cozy. However, the reality is we cannot eschew this process.





“The space I explore is one that is gentle and warm and seems likely to heal even our souls.” (Excerpts from the 2007 Artist’s Statement)


*** In her work that took place at Yeoncheon Station in 2008, the artist suspended in air a piece of cotton cloth measuring 160cm long on which she had written what she wanted to say but hadn't. That was a path to her self, healing, and recovery.

 

 




부드럽고 따뜻할 것 같은


김노암(세종문화회관 시각예술전문위원)




지난 시기 작가는 자연 속에서 영감을 받아 노동의 과정을 수반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강물을 떠내려가는 나뭇잎 요를 만들고 숲 속에 들어가 누군가 머물 자리를 만들고 무명실로 돌을 매달아 공중을 날고 있는 돌들을 구성하고 또 전시장을 숲으로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식으로 작가는 자연과 인간, 환경과 인간의 만남과 관계를 사색하고 자신의 고유한 체험에 기반 한 어떤 태도를 만들어왔다.




근래에도 김순임 작가의 전시는 무명천과 무명실, 양모를 재료로 이어붙이고 연결하고 풀고 매듭을 만들고 바느질을 하고 매달고 어떤 오브제와 공간을 연출했다. 자연에 가까운 재료와 물질이 작가의 손을 매개로 사람의 얼굴로 만들어지고 오브제가 된다. 사람의 얼굴은 형이상학적이며 존재론적이다. 사람의 얼굴은 인류를 대표하는 거울이다. 자신을 포함해서 사람을 얼굴을 마주 대하고 직시하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눈을 맞추고 교감 하는 것은 신비한 체험이 된다. 수 십 년전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초상을 복원하는 체험에서 비롯된 작가의 사람의 얼굴에 대한 관심은 감각적 경험 뒤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어떤 형이상학적 실재(Reality)를 향한다.




작가의 작품 가운데 양모로 인물을 만든 ‘비둘기 소년’이란 작품은 가장 도시적인 인물과 가장 자연적인 재료가 만난다. 이 작품은 현대미술의 중심인 뉴욕에서 한 이국 청년을 만나 경험을 작품으로 제작했다. 작가에게 뉴욕은 새로운 사람과 삶과 관계의 경험과 관련되어 자기 자신의 정신적 영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가는 그 청년을 미술작품으로 묘사하기 위해 손과 정성을 통해 의미 있는 오브제와 설치로 변형 한다. 양털을 직접 구해 일일이 털고 정리해서 작업재료로 재구성한다.




전시 연출을 보면 ‘비둘기 소년’과 연결된 또는 그 인물에서 나온 새 깃털이 부유한다. 비둘기가 남긴 깃털이겠지만, 이 깃털은 새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 새는 어딘가로 떠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머리와 새깃털과 인물이 결합하는 형태는 이미 원시 벽화에서도 나오는데 샤먼을 의미한다. 자연과 인간,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사건을 은유한다. 관객의 상상은 뉴욕의 한 평범한 청년에게서 인류사의 초기에 원형적인 샤머니즘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하얀 깃털과 양모와 인물은 현실과 비현실, 허상과 실재, 삶과 죽음, 이 세계와 저 세계, ()과 속()을 연결하고 있다. 귀한 어린양을 떠올리지 않아도 양이란 동물은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번제(燔祭)물이며 문명화 이전의 인간 사회를 유지해 온 희생제의와 연결되며 인간을 대체하는 신성한 매개체이다.




미술에서 독창성의 문제, 조형적 상상력의 문제는 어느 순간 작가나 관객의 마음 또는 영적 문제와는 분리되어 미술 고유의 조형적 기술로서 다뤄져 온 면이 크다. 그러나 인류사를 보면 미술에서 조형적 독창성의 문제가 중시된 것은 최근 매운 짧은 시기에 형성된 것이다. 오랫동안 현대미술이 종교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존재하는 신성 또는 종교성을 일깨우는 한 방편으로 미술이 이해되었다. 이러한 미술의 의미는 미술사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작가와 관객, 그리고 그 미술의 주문자의 정신적 소통, 영적 공감을 뜻한다. 모든 의미 있는 사건은 겉보기에 무의미해 보이는 사건과 사물의 집적과 어떤 마술적 작용을 통해 실상은 그것들이 의미 있는 존재였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런 식으로 현대문명이 망각해온 이미지의 기원을 생각해보면 김순임 작가의 작업의 뿌리와 닿아 있는 지점들을 추측할 수 있다.






“드로잉은 ‘말’같다...말은 말로 사라지기도 하고, 글이 되기도 하고 소설이 되기도 하고 논문이 되기도 한다. 이 모든 문자로 정돈된 매체의 근원이 말이요 누구나 할 수 있다. 드로잉도 그러하다....실과 바늘은 내 언어요...내가 만나 자연 재료는 내 목소리이다.(2012년 작가 노트 중”




김순임 작가의 작업과정은 ‘나에 대한 이야기’의 재현이고 ‘나를 세우는 말’이고 그 ‘말과 조우遭遇’하는 것이며, ‘나의 말(표현)이 귀환’하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자와 말이 만나서 하나로 되는 길 어딘가에서 예술을 만나게 된다.한국 사회에서 여자의 일생이란 그리고 여자의 말이란 부차적인 것이거나 배제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많은 여성 작가들이 장르를 불문하고 여자의 언어, 여자의 존재를 세우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 또한 사실이다. 김순임 작가의 작업에서 여자의 시선으로 여자의 말과 감각으로 시종일관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의미 또는 종교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은유(隱喩)에서 평이하고 세속적인 현실의 차원으로 내려오더라도 모시와 양모는 모두 따듯함과 위안과 어떤 심리적 평온과 연결할 수 있다.




신체와 마음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모두가 균형과 안정을 찾는 치유를 향한다. 무엇보다 그런 공간 또는 장소는 있을‘것 같은’ 세계이다.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 같은 장소에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간에 지금 이 곳이 아닌 곳은 분명 이곳과는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 어떤 사물은 시간과 공간에 활력을 부여한다. 살아있게 만든다. 기억을 고양한다. 삶은 그와 같은 사람과 사물과의 만남과 관계 속에 구성되고 풍부해지고 그렇게 자라는 것이다.




작가는 2010년 퍼포먼스에서도 자신의 재료와 언어를 사용하여 백일몽을 꾸는 작가를 연상시키며 꿈과 현실과 작가가 만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잠을 잔다. 현실의 환경은 거대한 신도시로 급변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편안히 잠을 자며 작가는 몽상을 하는 것이다. 작가는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를 풀어 헤치고 침대를 끌고 돌며 실제 도로 옆에서 잠을 자는 퍼포먼스에서도 우리는 따듯한 이불과 베개를 놓칠 수 없다. 언 듯 미친 여자 노숙인이 보여주는 해괴한 풍경이다. 그리고 그것이 현대미술가로 살아가는 한 여성작가의 일상인 것이다. 꿈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찾는 과정은 결코 편안하지도 따듯하고 안온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 과정을 비껴갈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내가 찾는 공간은 부드럽고 따뜻하게 영혼까지도 치료받을 ’것 같은’공간이다.(2007년 작가 노트 중)




각주1)2008년 연천역에서 진행된 작업에서 작가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마음에 묻어둔 말을 160cm 길이의 광목에 적어 공중에 매달았다. 그것은 자아를 찾아가는 길이자 치유이고 회복이다.